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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베이징과 톈진 여행, 베이징 둘째 날과 셋째 날

moraeal 2020. 12. 15. 10:00

 

 

2019년 베이징과 톈진 여행

+베이징 편 2+

 

 

 

둘째 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탐방 장소가 숙소와 조금 떨어진 곳이라 이동하면서 오전 시간을 거의 보냈다. 이른 점심을 와이포지아에서 먹기로 했다. 배고픔과 길 헤맴으로 좀 성질이 난 상태에서 직원과 의사소통마저 잘 안되자 다들 신경이 날카로웠다. 드디어 메뉴가 나왔는데 우리가 기대하던 탕수육이 아니라 생선 조림이랑 호빵 같은 게 나왔다. 화가 났지만 음식을 먹어보자 화가 스르르 풀렸다. 어쩌다 얻어걸린 메뉴가 맛있었다. 갈릭 쉬림프랑 볶음밥도 맛있었다. 메뉴가 전체적으로 짰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밥 먹고 후식으로 코코도 먹었다. 나는 잘못 시켜서 푸딩이 든 밀크티를 먹게 되었다. 펄이랑 푸딩이 가득 들어 있었다.
몇 모금 먹자 금세 물렸다. 중국에서 버블티는 더 이상 먹지 않을 거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저녁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후 근처 샤오미 매장에 가서 보조배터리를 사고 각인을 했다. 이름 획수가 없어서 정자로 크게 새겼는데 나름 맘에 들었다.

 

 

 

그리고 늦은 저녁으로는 마라샹궈를 먹었다. 마라탕은 많이 먹었어도 마라샹궈는 처음이었는데 어찌나 입에 잘 맞던지. 입에 너무 잘 맞아서 중국에서 음식으로 고생하지는 않았다.

 

 

 

셋째 날

 

베이징까지 와서 만리장성을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베이징에서 갈 수 있는 만리장성은 팔달령 장성과 사마 대장성 두 가지가 있다. 팔달령 장성은 보통 베이징에서 많이 가는 만리장성이고, 사마대장성은 베이징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만리장성이다. 사마대장성이 거리가 멀어 가는 사람이 적었다. 사마대장성 근처 인위적으로 만든 관광 마을인 고북수진 구경도 갈 겸, 하루를 할애해 사마대장성에 오르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서 아침으로 먹을 만두와 간식으로 먹을 납작 복숭아와 망고 스틴을 샀다. 납작 복숭아는 그저 신기했고 망고 스틴이 존맛이었다. 망고 스틴 음료랑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달달했다. 사마대장성 가는 길에 납작 복숭아와 망고 스틴으로 당 충전했다. 

고북수진까지 가는 버스는 동즈먼에서 출발했다. 동즈먼에서도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렸다. 사마대장성까지 가는 버스를 찾기가 어렵다는 말과 출발 시간이 되지 않아도 사람이 차면 출발한다는 말을 듣고 한 한시간 반 전에는 동즈먼에 도착했던 것 같다. 여유롭게 갔는데 고북수진 가는 버스 찾느라고 한참을 헤맸다. 10시 50분즘에 차에 탔는데 벌써 사람이 반 정도 찼다. 11시 10분에는 거의 꽉 찼다. 11시 30분이 되자 자리가 다 찼다. 자리가 다 차니까 출발 시간이 안되어도 출발했다.(몇 시 차를 타려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발 시간에 맞춰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고북수진에 가는 2시간 동안 뻗었다.

 

 

 

고북수진 가자마자 고북수진 입장+사마대장성+케이블 카 표를 끊고 사마대장성으로 향했다. 총 280위안이었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학생 할인은 되지 않았다. 입구에 표지판이 있었다. 중국어, 영어 말고도 한국어 설명이 달려있어서 신기했다.

 

 

산 위로 보이는 사마대장정

 

사마대장성에 가려면 고북수진을 가로질러야 했다. 케이블 카까지 가는 길이 땡볕이라 더워서 죽을 거 같았다. 어제 피로도 덜 풀리고 가는 길도 한참이고 날도 덥고 신경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졌다. 아침에 산 과일을 먹으면서 기분을 전환했다. 우리는 고북수진 구경 겸 해서 걸어갔지만 고생이 싫다면 매표소 근처에서 케이블 카까지 가는 유료 셔틀버스를 타길 바란다.

 

 

 

우여곡절 끝에 케이블 카 타는 곳을 찾아서 사마대장성)으로 갔다. 케이블 카 내려서 바로 대장정이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는 20분 정도를 더 걸어서 제6 망루(파파고가 그렇게 번역해줬다.)에 도착했다. 가끔씩 부는 찬 바람이 없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드디어 사마대장성에 도착했다. 경치가 탁 트여있으나 수증기가 끼여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대장성을 올랐다. 경사가 급한데 계단 폭도 좁고 난간이 없어서 정말 불안했다. 발 헛디디였다간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 오를 때는 계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경치를 구경할 틈이 없었다. 차라리 네발로 기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올라가는 게 얼마나 힘들던지. 올라가는 동안 숨소리밖에 못 냈다. 내 체력이 쓰레기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북방 민족이었으면 중원을 진작에 포기했다. 사마대장성 10 망루 중에 7개를 갔다 온 사람이 있다던데 절대 여름은 아니었을 거다.

 

 

 

한참을 경치 구경하면서 놀다가 다시 케이블 카 근처로 돌아왔다. 케이블 카 근처에서 나무에 소원 패을 걸었다.

 

 

 

케이블 카를 타고 고북수진으로 내려왔다. 화장실에서 본 내 얼굴은 벌겋게 익어있었다. 무 튀김, 두부 튀김을 먹고 싶어서 입구까지 내려왔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입구까지 내려온 김에 소주방과 염색 쪽을 둘러봤다. 염색 천이 정말 전통 중국 무늬 같았다. 예뻐서 이런 문양 손수건이 있다면 기념품으로 사고 싶었지만 파는 곳이 없었다. 얘네 정말 돈 버는 법 모른다.

 

 

무 튀김

 

다시 물어물어 무 튀김과 두부 튀김 파는 곳으로 갔다. 무 튀김은 생채를 갈아서 튀긴 것인데 바삭한데 짭조름하고 맛있었다. 두부 튀김은 간장에 튀긴 두부를 넣어주는 음식이다. 역시 짭조름했다. 노점은 현금을 받지 않았다. 웨이신(위챗 페이, 큐알 결제)으로 결제를 받았다. 우리는 현금밖에 없어서 현금을 내밀었다. 무슨 말을 했지만 우리는 알아듣지 못했다. 갑자기 현금을 가져가더니 다른 손님에게 웨이신으로 결제를 대신 부탁하고 그 손님한테 우리 돈을 줬다. 그렇게 먹었다. 그리고 차 시간이 다 되어서 부랴부랴 나왔다.

 

 

 

동즈먼으로 가는 막차가 9시였나 그랬는데 우리는 사람이 많아서 차를 못 탈까 봐 8시에 나왔다. 그래서 차를 한참 기다렸다. 막상 차 타니까 절반밖에 안 탔다. 8시 30분까지 와도 충분할 거 같다. 야경이 정말 예뻤는데 차 시간 때문에 급하게 나온 게 좀 아쉬웠다. 낮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저녁이 되니 복작복작했다. 현지인도 야경이 예쁘다는 사실을 아는 것 같았다.

 

고북수진은 중간중간 관리인 같은 사람이 있었다. 내부에 숙소도 있었다. 진짜 마을처럼 잘 조성을 했지만 인공적인 분위기는 감출 수 없었다. 테마파크에 온 거 같았다. 고북수진을 만드는데 7천억이 들었다고 한다. 이 넓고 퀄리티가 괜찮은 관광 마을도 7천억이면 만드는데 사대강 사업이 2조나 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마나 해처 먹었으면 2조가 들었지. 중국은 7천억 들여서 관광단지를 조성해도 큰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북수진 만든다고 일자리 창출해, 내국인 관광객으로 관광 수입 창출해, 거기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오지. 만들어만 놓으면 충분히 이익을 보니까.

 

 

 

또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출발지인 동즈먼에 도착했다. 12시가 다 된 시점에 근처에 마라롱샤를 먹으러 갔다. 한 10분쯤 걸으니까 마라롱샤 가게 거리가 나왔다. 게 중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먹었다. 마라롱샤 기본 맛, 마늘 맛, 조개 요리를 시켰다. 기본이랑 조개는 딱 생각했던 중국 음식이었다. 고추기름이랑 향신료가 들어가서 얼얼하고 맵고 짰다. 마늘 맛도 짰지만 내 입맛에 제일 잘 맞았다. 면을 추가하거나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까 맛있었다. 직원이 일일이 까줘서 손 버리지 않고 먹어서 좋았다.

 

이렇게 3일 차 강행군도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