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바다 그리고 제주(3)
-계획없음-
날씨 때문에 하루 계획이 텅 비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비자림을 갔다가 월정리 해변에 가보기로 했다
눈구름이 걷힌, 아침의 세화해변
막상 비자림에 도착하니 눈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와 월정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시내에서 떨어진 한적한 동네이다보니 버스도 자주 안 다닐 뿐더러 콜택시도 잘 안 잡혔다
한적한 동네에 가는 분들은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월정리로 가다가 중간에 송당리에 내렸다
같이 내린 할머니께서 이거 공항꺼정 가는 버스인데 왜 내리냐고 하셨다
가고 싶었던 식당에서 밥도 먹고 마을도 둘러보려고 내렸다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식당은 휴무였다
나는 시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송당리를 걸었다
'자매국수'에 고기국수를 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있던 눈덮힌 공원
제주에 온 내내 눈이 내렸다
평생 볼 눈을 여기서 다 보는 것 같았다
자매국수에서 고기국수를 먹었다
유명해서 그런지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30분을 기다렸다
유명한만큼 맛있는지도, 특별한 맛인지도 모르겠다
택시 기사님도 근처 삼대국수가 더 오래되고 맛있다고, 다음엔 거기로 가라고 하셨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용두암 근처의 해변 도로를 따라 걸었다
차는 많이 지나다녔는데 걷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공항 근처를 지나갔다
비행기 이륙하는 걸 이렇게 가깝게 보는 건 처음이었다
도두봉
저녁은 도두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먹었다
다양한 메뉴를 못 먹은 게 아쉽다
다음에는 물회나 덮밥도 먹어볼 거다
저녁 먹고 나오는 길에 본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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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주에서 세번째 날을 보냈다
처음엔 계획이 없어 막막했는데, 오히려 계획이 없어 더 많은 것을 경험했던 날이었다
마음도 가장 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