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 자첫 후기
뮤지컬 아이다
자첫 후기
김수하, 민경아, 김우형
블루스퀘어, 2층 4열 중블
시야
블루스퀘어 3층에서 위키드 볼 때는 진짜 꼭대기에서 보는 것 같았는데 2층은 뭐 나름 괜찮았다. 생각보다 가까웠다. 세세한 표정은 보기 함든데 할인 받으면 가성비로 보기 좋다. 블퀘 엄청 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가보니까 아담하다. 드씨랑 비슷하거나 조금 작은 것 같았다. 계아센이 크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광활한 편임을 새삼 깨달았다.
스토리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는 이집트에 포로로 끌려와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만나게 된다. 당돌한 아이다의 모습에 라다메스는 반하게 되고 아이다는 라다메스를 거부하지만 그의 모습에 점점 사랑에 빠진다. 한편 이집트로 끌려온 누비아 포로들은 아이다가 공주로서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아이다는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개인적인 소감
수미상관인 오프닝과 엔딩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오프닝에서 현대에서 자연스럽게 과거로 넘어가는 연출이 좋았다.
단국대 아이다 솨가 10년 뒤 전세계 총막 아이다를 맡았다. 솨이다는 어리지만 강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혼란스럽지만 단단한 아이다였다. 발성부터가 탄탄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 걸지도. 아이다 보기 전 주에 하타 봤는데 진심 하데스타운 에우리디케는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역에 빠져 들어서 연기했다. 지금도 이렇게 잘하는데 나중엔 얼마나 잘할까...
우형은 하데스랑 완전 다르다. 하데스 때는 천둥 호랑이, 중후한 극저음이 쩌렁쩌렁이었는데 아이다에서는 청년 목소리다. 같은 사람 목소리 맞나 싶을 정도. 근데 이제 2000년대 초반 쾌남 같은... 라다메스 자체가 인소 남주 같아서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몸 좋더라. 인터 때 주변 여성들 다 우형 몸 얘기하고 솨 미쳤다는 얘기만 함. 내 웃음 포인트는 라다의 '어 별거 아냐 내 전재산이야'였다.
아빠들 나올 때는 쉬었다. 아이다 아빠, 라다메스 아빠, 암네리스 아빠 세 분 다 연기에서 튕겼다. 내 기준 세 분 다 연기가 어색하던...
진짜 갓상블. 앙상블 합이 미쳤다. 다음에 앙상블만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 일당백하는 아이다 앙들... dance of the robe에서 앙상블 보고 전율이 일었다. 특히 지새롬 배우 잘해서 너무 놀랐음. 남자 앙상블도 관리 열심히 해와서 보기 좋았다. 시카고 때도 이만큼만 했으면 얼마나 좋아. 남앙들 another pyramid에서 절도 있는 안무가 조명이랑 잘 어우러져서 딱딱 맞을 때 쾌감 쩔었다. 처음으로 남앙들 안무 보고 괜찮다고 생각한 듯.
솨랑 우형의 케미...솔직히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2층에서도 나이 차가 보이던... 보통 또래나 연상 여성-연하 남성 페어를 선호하는데 솨랑 굥아로 맞추다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솨랑 우형의 나이 차가 꽤 커서 우려를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내가 나이 차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케미를 느낄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특히 Elaborate Lives에서 '아니 둘이 이래도 돼...?'만 반복했던... 잶이 그나마 나이 차가 적게 나지만 이것도 상대적인 거라서... 잶으로 봤어도 이런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아니 어린 남배도 캐스팅해서 솨랑 또래 페어를 만들지. 대신 솨랑 굥아는 또래고 뉴캐 페어라 붙어있을 때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연 셋 다 다른 극에서 봤는데 아이다는 시대극이다보니 현대물이랑 또 달랐다. 개인적으로 솨굥우형 다 억양이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한 두군 데 그랬고 내가 이런 부분을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크게 느낀 거지 대부분의 사람은 별 생각 없을 듯. 굥아 my strongest suit 하기 전에 톤이 뜬다고 해야하나, 넘버랑 톤이 안 맞는다고 해야하나... 그랬는데 넘버는 정말 안정적으로 불렀다. 같은 넘버 썸머 영상 정말 많이 돌려봤는데 썸머랑은 다른, 굥아암네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딱 내가 생각한 굥아암네라서 좋았다.
아이다는 결국 라다를 사랑하게 된다. 라다가 누비아 사람을 도와준 게 계기가 된 것 같은데, 사람 마음이야 움직일 수 있다지만, 한순간에 그토록 격렬한 사랑에 빠질 수 있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제한된 시간에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납득이 잘 안됐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안될 건 없지만서도...관극할 때는 의문이 들었으니까.
라다는 인소 남주다. 찐으로 '나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와 같은 대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행동도 그때에 머물러 있다. 거칠고 지멋대로다. 아이다를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도 있다. 지금 서울공이 전세계 총막이고 리뉴얼된다던데 정말 리뉴얼이 필요한 인물이다. 디즈니라서 얼마나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만.
암네도 리뉴얼이 시급하다. 그래도 주연인데 구시대 서브 여주 취급이다. 서사가 정말 부족하다고 느꼈다. 라다메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외면만 가꾸는 철부지가 내면적 성장을 이루어 파라오가 될 줄 알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중간에 외형을 가꾸는 데에 회의적인 모습은 있었지만 내가 원했던 확실한 '성장'의 모습은 아니라서 아쉬웠다.
강력한 색의 조명을 많이 쓴다. 주황색을 메인으로 빨간색과 보라색 등을 쓰는데 주황색이 이렇게 매력적인 색인줄 몰랐다.
넘버도 좋다. 귀에 촥 감겨서 끝나고도 흥얼거리고 있다. 웬만한 넘버는 박제도 되어 있다. 총막이라고 신시가 어떻게든 남기려고 애쓴 게 보인다. 덕분에 열심히 듣고 있다. 커튼콜도 상시 촬영 가능이고. 뮤지컬은 역시 신시. 막 내리기 전에 서울 갈 일 있으면 한번 더 보고 싶다.
아이다 후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