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 대구 후기 및 계아센과 드씨 시야 비교
뮤지컬 킹키부츠 대구 후기
신재범, 강홍석, 김지우, 심재현
계명아트센터 1층 B구역 2열
넘버 위주로 적어봄
1막
시작 전에 돈이 나와서 주의 사항 알려줌~확실히 전화 관크는 적었다.
The Most Beautiful Thing in the World : 다 같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건' 하는데 넘 잘 맞아서 소름 돋았다. 아역들이 귀여웠다.
Land of Lola : 깡롤라가 정신 쏙 빼줄거라고 했는데 진짜 정신 빼놓았다. 박제도 좋은데 실제가 훨씬 좋았다. 정말 볼 거리가 많은 넘버. 반짝반짝했다. 두툼한 몸에 드레스가 잘 어울렸다.
Step One : 젊은 찰사장의 '그래 한번 해보지 뭐!'하는 당찬 정신이 보이는 곡.
Sex Is in the Heel : 한국에선 섹시라고 하는 듯?뉴욕 패리스 홍콩~프프프프라다! 힐 신고 백덤블링하는 건 볼 때마다 놀랍다. 이제 무릎 괜찮을지 걱정부터 된다면? 엔젤들이 다들 키가 크고 각선미가 있어서 힐이 잘 어울렸다. 확실히 힐은 남자가 신을 때 매력이 산다.
아마 섹인힐 같은데, 상황 상 엔젤들이 부르고 있는 것 같은데 엄청 얇은 고음이 났다. '이 소리를 남자가 낼 수 있나?', '맞다면 엔젤들 음역대가 되게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심히 보니 재롱 떠는 엔젤 뒤에서 여앙들이 부르고 있었다.
엔젤들이 궁디 자랑을 자주 해서 부담스러웠다. 난 남의 궁디 보고 싶지 않다구요...
The History of Wrong Guys : 쥬로렌 귀엽다. 혼자 로렌 단독 넘버가 이것밖에 없다니...나나로렌도, 화니로렌도 정말 궁금하다. 쥬로렌 찰사장이라고 하던데 이렇게 한국 패치된 부분도 좋다.
후에 쥬로렌이 찰사장 위로해주는 장면에서 박스에 걸터 앉다가 미끄러진다. 일어나서 애드립으로 찰리한테 엉덩이 좀 옮기라면서 툭툭 쳤다. 찰리도 얼떨떨하게 이동함.
심돈이 월급 명세서 찢을 때 청년지원금 받았다고 하는데, 시기 적절한 애드립이어서 웃겼다. 알고 보니까 심돈 고정 디테일이었고,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는 코로나 지원금 받았다고 했다고 한다.
Hold Me In Your Heart :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달라는 내용의, 정말 진지한 넘버인데 집중이 안됐다. 사이드에서 봐서 그런지 동작이 허우적 거리는 것 같았다.
Raise You Up & Just Be : 하이라이트. 컷콜 때 다 일어나서 춤 추는데, 레쥬업 춤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버벅였다. 앞자리는 다 같이 춤 추고 즐겼는데 뒷자리는 모르겠다. 깡롤라가 컷콜 직전 '내일 출근하셔야죠'하는데 사람들 오히려 열광했다.
째찰리는 갓 사회에 나간 찰리였다. 끽해봐야 20대 후반 정도. >>> 사회 초년생의 우당탕탕 사장님 되기 작전! <<<그 자체였다.
깡롤라는 유머를 잃지 않는 롤라였다. 톤을 조절해서 웃음 주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1막은 약간 지루했는데 2막은 순식간이었다.
신나긴 했는데 내 가치관과 충돌하는 요소가 있어서 중간중간 괴로웠다. 롤라는 남자고, 자신도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왜 '언니'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화장하고 치마 입어서? 화장 여부와 옷차림으로 성별이 정해지는 거라면, 그럼 화장하지 않고 바지만 입고 다니는 나는 남장여자인지...? 롤라는 과한 화장를 하고 드레스 입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 여장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극 중에서 '레이디스 앤 젠틀맨,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든 사람들'이라고 하던데(여기에 동의하지는 않는 건 둘째치고), 따지자면 롤라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 아닌가? 그런 롤라를 왜 여자가 손위여자를 부르는 호칭으로 불리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되지 않나? 어차피 외국 정서가 강한 작품인데. 이런 부분이 아쉬웠다.
이런 저런 소리를 했지만, 한국에서, 특히 보수의 끝인 대구의 관객 분위기가 이다지도 폭발적인 걸 보면 누구나 즐기기 좋은 쇼 뮤지컬은 맞다고 생각한다. 드랙이 일상적이진 않은데 유머러스하게 풀어내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 같기도 하다.
다른 극장 갔다가 계아센 가니까 확실히 광활했다. 세종이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세종을 안 가봐서 모르겠다. 하긴 구역이 A부터 D까지 있으니까 넓기는 넓다. B구역이었는데 사이드미가 느껴졌다. 처음 2열에 앉았을 때는 시야가 만족스러웠으나 극이 시작되면서 숫자에 비해 멀다고 느꼈다. 일단 오케스트라 피드가 지하에 있지 않고 무대와 좌석 사이에 있다. 게다가 오피가 4열까지 있고 애초에 무대랑 거리도 멀어서 2열인데도 부산 드림씨어터 7열보다 멀었다. 드씨는 '7열인데 이렇게 가까워도 되나' 싶을 정도였고 심지어 한두줄 뒤로 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계아센은 전진만이 답임을, 드씨가 정말 기적의 시야였음을 제대로 깨달았다. 그렇다고 다음엔 무조건 오피를 가야겠다는 생각도 아닌 게, 무단차에 가변석이라 좌석이 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2열이면 오글 없이 생눈으로 표정 보기 쌉가능. 혹시 몰라서 오글 챙겨 갔는데 한번도 안들었다.
C구역이라면 4열까지는 군말 없이 갈 듯하다.
킹키부츠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