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 부산 후기
뮤지컬 엘리자벳 부산 자첫 후기
옥주현, 이해준, 강태을, 민영기
드림씨어터 1층 6열 중블
진짜 전자 캐보가 웬말이냐...계속 나오는 것도 아니고 광고 사이에 끼여 있어서 정말 찍기 불편했다. 아니 캐보가 전부인데....
드씨는 갈 때마다 극장 전체가 그 뮤지컬로 휘감겨 있었는데, 이번엔 포토존이 1층에만 있었고 2, 3층은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드씨 시그니처인 계단 데코도 없었다. 입장하기 전에 극장 전체를 돌면서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데 이번엔 극장을 둘러 보면서 두근거리지 않았다.
미치겠다 > 엘리 1막 끝나고 든 생각
막 오르자마자 턱 빠지는 줄 알았다. 사람들이 프롤로그만 봐도 15만원 값 한다던데 뭔 소린지 단박에 알았다. 웅장 그 자체...갓상블이 미쳤음.... 진짜 오케가 없는데도 이정도인데 오케가 있었으면? 이 생각하니까 진짜 아쉬워서 미칠 것 같았다.
어린 엘리 너무 귀여웠다. 어린 엘리일 때는 옥주현 특유의 목소리는 싹 빠지고 맑고 어린 목소리가 나와서 정말 신기했다. 순간 다른 배우가 나왔나?하고 착각할 정도로.
부산공에서는 외줄 타는 장면이 화면으로 대체되었다.
민제프는 젊은 황제라기엔...중년의 황제가 맞지 않나.........나이도 있는데 주관도 없고 마마보이여서 더 빡쳤다. 그러니까 엘리가 떠나지!
엘리자벳과 황제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옥엘리는 컵케이크 먹다가 탤케니한테 뺏기는데 좀 귀여웠다.
결혼식 씬 넘버 ‘모든 질문은 던져졌다’에서는 유럽 특유의 음산함이 느껴졌다. 배경으로 깔리는 파이프 소리가 음울함을 배가 시켰다. 캐롤 Carol of the bells도 생각났다. 이 넘버는 엘리의 결혼 생활이 평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햊토드는 보자마자 '와 이래서 메..' 이 생각부터 들었다. 정말 다리가 이'메'다였다. 나른, 퇴폐, 뇌쇄적이었는데 탄탄하고 낮은 목소리와 캐해가 잘 어울렸다. 죽음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납득이 됐다. 특히 엘리 침대에 누워서 등장할 때 정말 유혹적이었다. 입퇴장도 다리 구조물로 하는데 정말 인외 그 자체.... 본진이 토드를 한다면 싫어할 덕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토드는 임팩트 있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나나것이 극 초반에 나와서 놀랐다. 자유를 갈망하는 엘리를 보니까 눈물 날 것 같았다. 말 타며 자유롭게 살던 엘리자벳이 황후가 된 후로는 황실의 예법을 따라야했고, 게다가 황태후는 자기를 싫어하고 남편은 방패가 되주지 못했으니 얼마나 갑갑했을까.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이 심했을 것 같다. 그래서 자유를 부르짖으며 달리는데, 음정이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는 걸 보면서 놀랐다. 보는 나는 숨이 찬데... 정말 뮤배란 뭘까... 인간이 저럴 수 있나... 신기했다. 그리고 나나것이 잔잔한 넘버인데 혼자서도 풍부한 음성으로 그 큰 극장을 채우는 모습을 보고 옥주현이란 사람 정말 뭘까..... 아니 사람일까?하는 생각도 했다. 무대 장악력이 미쳤다는 말밖엔...
밀크 숨도 못 쉬고 봤다. 끝나고 턱이 벌어진 나를 발견했다. 그냥 미쳤다는 말 밖엔. 기립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 엘리 갓상블과 루케니가 한 건 했다! 아니 엠개가 밀크 공식 박제를 준 것도 신기하고 이제까지 안 준 것도 신기하고... 박제를 수도 없이 돌려보고 갔는데도 임팩트가 제일 컸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밀크 듣고 걷다가도 밀크 듣는다. 밀크만 반복 재생 중임.
엘리자벳은 대부분의 넘버가 리프라이즈가 있는 것 같다. 나나것도 맆이 있었는데 여기서 황제 부분은 죄송하지만 조금 지루해서 기억이 잘 안난다. 자기의 잘못을 빌고 돌아와 달라고 했던 것 같긴한데... 그러다가 엘리자벳이 문을 열고 나오는데 와 순간적으로 꽃 향기가 확 났다. 많은 사람들이 <군도>에서 '분명 강*원이 나올 때 꽃잎이 흩날렸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일화처럼, 꽃 향기도 내 뇌의 착각이 틀림 없지만 얼마나 잘 어울렸으면 그랬겠냐고요. 액자가 점점 내려오면서 엘리자벳의 사진이 완성되는데 소름이 끼쳤다.
키치는 정말 신난다. 등장할 때 마스크 쓰고 무대 올라가자마자 접어서 넣는 모습이 좀 웃겼다. 확실히 쓰니까 가사 전달력이 떨어지긴 했다. 탤케니는 키치를 그냥 뿌리던데 내가 앉은 자리는 상관도 없는 자리여서 못 받았다. 나도 키치 받고 싶어. 또 '시간'이란 가사에 맞춰 팔로 시곗바늘을 표현했고 '자유'할 때도 나나것처럼 올리는 디테일이 있었다. 키치에서 루케니가 정말 중요한 역할임을 알게 되었는데 루케니가 극의 흐름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이었다. 탤케니는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하고 사람 좋고 사회화도 잘 된 루케니였다. 애드립도 정말 많은 편.
'내가 춤추고 싶을 때' 할 때 엘리가 토드 때문에 뒷걸음 치다가 '널 찾지 않는다'며 토드를 뒷걸음 치게 만드는데, 토드와 기 싸움에서 이기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역시 독일 원작이네 싶었을 때가 있었는데 중간중간 음습할 때. 레베카도 그렇고 독일 특유의 어둠이 보였다.
루돌프 아역 너무 잘하고 귀여웠다. 세트가 크다보니 유독 작아보였다.
키치 리프라이즈 때 음악이 중간에 잠시 멈추는데 음향 사고인 줄 알고 심장이 덜컹했다.
그림자는 길어지고였나? 토드와 루돌프가 다리 위에 올라간 장면에서 토드가 루돌프를 꼬시다가 잘 안되니까 고개를 젖혀서 돌리는데 '하 거의 다 됐는데'하는 짜증이 가득 담긴 표정이 너무.... 너무였다. 햊톧 디테일 아니고 타토드도 다 하는데 햊톧이 정말 뇌리에 남았다.
컷콜 때 햊이 볼하트랑 손키스 날리다가 아역한테도 손키스 가르쳐 주는데 못 따라가는 아역이 귀여웠다. 프로페셔널하지만 애는 애구나 싶고.
엘리 송쓰루에 가깝다. 대사는 거의 없고 거의 넘버 위주라 노래를 무조건 잘해야겠다 싶었다. 노래가 약간 부족해도 캐해나 디테일로 보충하는 경우도 있는데 엘리는 그러기는 힘들어 보였다. 박제를 하도 들어서 익숙했던 넘버가 많았는데 이 넘버가 이때 나온다고? 싶은 경우도 있었다. 전반적인 강세가 강약중간약이라 사실 조금 지루했다. 황제가 나오면 그렇게 지루했.... 그리고 앙상블이 미쳤다. 일당백임 정말. 앙상블 언제 나오나 기다렸잖아. 소피와 루돌프도 안정적으로 잘 하시고.
아니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다리 구조물이 좀 불안했다. 덜컹거려서 토드들도 줄 잡는 경우가 꽤 있었다.
토드 원래는 날아서 등장한다며? 오케도 없고 굵직한 연출도 수정하고 페어 선택도 못하는데 할인도 없는 게 지방공이지만서도...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이럴 거면 돈도 다르게 받아
앙상블 보러 또 가고 싶다.
또 한번 느꼈다. 드씨는 기적의 시야다. 6열인데도 엄청 가깝다. 충격! 드씨 6열 계아센 2열보다 가깝다! 계아센이 워낙 먼 것도 있지만 그정도로 드씨 시야가 좋다. 근시+난시가 심한데도 생눈으로 눈물이 보인다고 하면 믿길지... 하타 때 7열 앉고도 든 생각이지만, 배우보다 전체적인 극을 관람하길 원한다면 9열 이후가 괜찮을 것 같다. 9열~13열이 상석인 것 같다. 난 위키드 17열도 정말 만족했다.
다만 스피커와 가까워서 그런지 음향은...처음 판사의 말은 거의 못 알아들었고 극 중간도 거의 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후진 추전.
엘리자벳 자첫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