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웨이스티드 후기
뮤지컬 웨이스티드 후기
백은혜, 김지철, 홍서영, 장민제
아트원씨어터 2관, E열
첫 넘버 듣자마자 삘이 자르륵 왔어. 나 회전 돌겠구나. 첫 넘버 베이스가 미친놈인데 임팩트가 정말 강하다. 베이스가 미쳤다. 이후의 1막은 인물 소개라 잔잔한데 이날 너무너무 피곤해서 계속 졸았다. 인물 성격이나 관계성을 보여주고 서사를 쌓는 부분인데 내용을 놓쳐서 아쉬웠다.
내용은 브론테 남매의 일대기에 작가의 고뇌도 약간 섞였다. 네 남매의 일생을 축약해서 스토리는 조금 어수선했는데 그렇다고 서사 구멍은 전혀 아니었다. 조금 어수선하다 싶으면 배우들이 연기로 정리한다.
넘버 장르가 다양하다. 락이 주 메뉴긴한데 밑반찬으로 비트박스도 나오고 랩도 나오고 포크송도 나오고 락 발라드도 나온다. 앤이 부른 넘버는 약간 리조 느낌도 나고. 뷔페다 뷔페. 확 꽂히는 넘버는 두세개 정도인데 내 생각에는 박제가 없으니까 곱씹지를 못해서 날아간 듯.
홍서영 배우 자첫인데 거하게 감겨서 왔다. 스탠딩 마이크 쓰는 장면이나 신사인 척할 때 홀려서 봤다. 그냥 극 내내 눈길이 간다. 백은혜 배우도 처음이었는데 톤이 장녀 샬럿과 잘 어울렸다. 글 얘기할 때 반짝반짝 빛났고, 글을 향한 사랑이 가장 커 보였다. 앤 역할의 장민제 배우는 음색이 오묘해서 주술 같은 기묘한 분위기가 났다.
락뮤라서 스탠딩 마이크를 생각했는데 대부분 헤드 마이크와 핸드 마이크를 쓴다. 스탠딩 마이크는 한두 넘버 섰던 듯. 마이크 꽂는 주머니가 옷에 달랑 달려 있는데, 핸드 마이크 쓰기 전에 다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찹 꺼내는데 귀여웠다. 그런데 핸드 마이크 쓰면 울려서 가사가 잘 안들렸다.
거기다가 음향 문제도 있었고 배우들이 가사 날리고 대사 씹어서 중간중간 집중이 깨졌다. 아직 로딩이 안됐나...
실수, 음향, 스토리 문제가 있었어도 그래도 전체적으로 호호호였는데 사람들이 어디에서 불호 떴는지, 왜 떴는지 알겠다.
여배가 주축이 된 락뮤라서 리지랑 같이 얘기가 되는 것 같은데 리지와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리지만큼 락은 아니었고 카타르시스를 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배 나오는 극 좋아하고 락 좋아하면 보세요.
웨이스티드는 엎드리거나 바닥에 앉는 씬이 많다. E열은 대체적으로 시야가 좋은데 배우들이 엎드리면 앞사람 머리에 걸려서 안 보였다. F열이 배우랑 눈 높이가 맞을 거 같은데 그럼 바닥씬이 엄청 가릴 듯하다. F열 앞으로는 배우 보려면 고개 들어야 한다. 샬럿은 왼오 번갈아가며 나오고 브랜웰은 왼쪽, 에밀리나 앤은 오른쪽 테이블 붙박이다. 출퇴장로는 오른쪽.
근데 극장이 작아서 어디든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