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뮤지컬 하데스타운
자둘 후기
조형균, 강홍석, 김수하, 박혜나, 김우형
부산 드림씨어터, 1층 7열 중블
1. 계기
자둘 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넘버가 귀에 맴돌았다. 영상 찾아볼수록 쌀르페, 솨우리디케, 깡헬메도 궁금해져서 부산 공연을 예매했다.
2. 공연장
부산 드림씨어터
3. 캐스팅
조형균, 강홍석, 박혜나, 김수하, 김우형
4. 공연 전
시간 계산을 잘못해 낮공 2막 도중에 도착했다. 어셔의 안내를 받아 공연장 안에서 기다렸다.
공연장 로비에는 작은 모니터와 스피커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외부
입구
1층 로비
1층 화장실 앞
2층 포토존
3층 포토존
내가 갔을 때는 뱃지는 품절이어서 가사집만 샀다.
아니 사람들아(0명) 영수증에 가사 적혀 있다고 얘기 안해줬냐고... 보고 머리 첬잖아...
5. 공연 후기
그래도 뮤직갈 극장이라고 어셔분들이 안내사항 열심히 말해주셨다. 여자 많고 덕들 많아서 편안했다. 진심 고속도로 안 남자들 한손으로 꼽을 수 있었음.
7열 진심 너무 좋다. 생각보다 엄청 가까워서 표정 연기가 다 보였다. 눈 나쁜 편인데 오글 한번도 안 들었다. 표정 보이는 건 좋은데 무대 여기저기 본다고 정신 없었다. 1~2열 뒤여도 괜찮았을 거 같다. 중블은 통로 쪽으로 가면 사이드미가 야아악간 있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르페우스-에우리디케 신화를 각색 한 극이다. 큰 흐름은 신화와 같다.
뮤즈의 아들인 오르페우스. 가게에서 일을 하던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보고 첫눈에 반해 청혼을 한다. 에우리디케는 처음에는 경계하지만 점점 오르페우스에게 끌리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 페르세포네는 지하에서 6개월을 보내고 지상으로 올라오지만 하데스가 약속한 기간보다 일찍 데리러 온다. 그때 올페-에우리와 펄시-하데스가 만난다. 에우리디케는 하데스타운에 관심을 보인다. 사랑은 있지만 가난한 둘. 먹을 것이 없자 에우리디케는 하데스타운으로 떠난다. 뒤늦게 안 오르페우스가 그를 따라 하데스타운으로 간다.
아니 하타가 이런 극이었나? 자둘매직 진짜 있나봐. 재밌는데? 가까워서 몰입도가 높아서 그런가 함성 허용이라 그런가... 자첫이랑 완전 달랐다. 근데 미칠 것 같다는 아니었고 재연 오면 한번은 봐야겠다는 정도.
이번엔 자둘이어서 자첫보다는 디테일에 신경 써서 볼 수 있었다.
연기
아무래도 배우마다 연기 노선이 달라서 비교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깡이 등장해서 아무 말 하지 않다가 몸을 살짝 비틀면서 함성을 유도했는데ㅋㅋㅋ함성이 어마어마했다. 깡헬메는 장난기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기본적으로 다정했다. 잶은 해설자라는 역할에 충실해서 객관적인 느낌이었다면 깡은 삼촌 내지는 조언자 같았다. 올페가 하데스타운에 도착해서 일꾼들에게 다굴 당하자 뒤돌아 서 있다. 마치 못 보겠다는 듯이. 그리고 깡 시기적절하게 긁는 목소리도 내는데 극호였다.
솨 에우리도 너무 궁금했다. 화니는 시니컬하고 경계심이 심해보였는데 솨는 덜 시니컬했고 조금은 순수해보였다. 에우리가 곡 쓴다고 응답없는 올페를 떠날 때 솨는 올페가 곡 완성하길 바란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화니는 '그래 넌 곡 써라 난 돈 벌러 간다' 이런 체념에 가까웠다. 또 화니는 올페보다 강인했다. 뉴깡이라서 상대적으로 강해보였던 걸 수도 있지만. 그리고 하데스타운 처음 갔을 때도 두 에우리가 조금씩 다르다. 에우리둥절하는 건 같은데 솨는 몇번 어색하게 하다가 일을 곧 잘 따라했고 화니는 좀 늦게 적응했다. 우리 에우리들 행복하자.
쌀 연기가 좋았다. 리빈업에서 춤 추는 에우리 보면서 미소 짓는데 뭐야 뭐야 둘이 사궈? 쌀은 하데스가 무섭기는 하지만 할말은 다 하는 올페였다. 이런 모습이 하데스에 관심 보이는 에우리 막아설 때와 지하에서 하데스와 맞설 때 잘 보였다. 올페로 인해 일꾼들이 정신을 차리는 장면에서 오른쪽 낮은 계단을 올라가는데 걸려서 넘어졌다. 원래 그런 장면인 척 힘겹게 일어나는 연기하던데 자연스러워서 실수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했다.
뉴깡 올페는 대가리 꽃밭이라면 쌀은 그정도는 아니고 약간의 정신은 있었다. 뉴깡은 불안해서 낑낑대는 꼬질한 강아지 같았는데 쌀은 에우리에게는 부드럽고 내면이 단단한 느낌이었다. 혁명가였다. 이렇게 단단해서 다웃즈컴인에서 의심 생길 때 약간 의문이 들었다.
오르페우스가 노래를 부르면 세상이 감동한다는 설정에 걸맞는 노래 실력이었다. 에픽이 워낙 높은데도 편안하게 소화했다.
케냐는 펄시 그 자체잖아요. 그냥 그 자체라서 뭐가 좋았다고 말도 못하겠다. 펄시 목소리랑 재즈가 잘 어울린다. 강약 조절 미쳤고... 케냐 펄시는 자유와 자연스러움을 사랑한다. 6개월만에 지상에 올라와서 신나게 즐기고 있는데 하데스가 빨리 데리러 와버린다. 일단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지하 내려가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지하에 갔더니 하데스타운이 만들어져 있다. 자기 가치관과 정반대인. 그와중에 하데스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는데 싫어하면 좋아하는 여자한테 준다는 식으로 군다. 이 상황에 환멸을 느끼면서 이건 정말 정상 아냐하면서 발을 쾅 구르는데 이 포인트가 좋다. 에우리가 계약서 쓰러 하데스의 방에 갈 때 하데스가 어떤 사람인지, 하데스타운이 어떤 곳인지 아니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니까 에우리를 안타까움과 걱정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처다봤다. 봄처럼 다정하고 따뜻한 신이야. 그래서 술에 취한 모습이 이해가 된다. 자연과 자유를 사랑하는 신이 자신의 가치관과 정반대인 모습을 본다면, 사람들이 착취하는 모습을 봐야한다면, 억압의 주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 같아도 술과 약에 의지할 것 같다.
2막 시작할 때 펄시가 헬메한테 비쥬 같은 걸 했는데 헬메가 하트비트처럼 심장 바운스 바운스했다. 그리고 둘이 웃는데 찐텐이라서 웃겼다.
우형데스는 펄시가 선택한 이유를 알겠는 하데스다. 외관이 핫하다. 진심 천둥 호랑이 그 자체. 극저음으로 호통치는데 쩌렁쩌렁 울린다.
그치만 하데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펄시를 좋아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 방법이 단단히 잘못됐다. 사실 난 하데스의 방식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와중에 올페에게 조언이랍시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족쇄를 채우고 돌을 주머니에 넣어서 못 떠나게 만든 다음 다이아몬드 주라고 하는데 누가 그렇게 행동하는데 좋아하겠냐고... 좋아하는 마음도 싹 사라지겠다. 으휴. 또 당신을 위해서 하데스타운을 만들었고 이 공장 열기는 당신을 향한 자기 마음과 욕망이니까 알아달라고 호소하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펄시에게 그런 인위적인 것들이 어필이 되겠냐고... 또 괜히 질투 작전 써보겠다고 자기 애정이 싫다면 다른 여자 찾겠다고 하지만 펄시한테 씨알도 안 먹힐 말이다. 지 마음 드러내기 바빠서 상대방 고려는 하나도 못하고 있는 놈임.
연출
올페가 에픽1 부르니까 조명이 차례로 켜지면서 노래로 세상을 밝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공간적 배경이 지상일 때는 무대가 닫혀 있는데 지하면 무대가 열린다. 무대를 확장, 축소하면서 지하와 지상을 구분했다.
2막에서 올페가 객석 1층 오블 통로로 뛰어 무대로 간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깜깜한 객석으로 어두운 지하 가는 길을 연출한 것 같다.
다웃즈컴인 연출 다시 봐도 인상 깊었다. 무대 바닥을 돌리고 핀 조명을 써서(확실히 기억이 안남) 에우리가 보일 때는 운명의 세 여신이 사라지고 에우리가 안 보일 때는 운명의 세 여신이 나타나게 한다. 올페 머릿 속에서 의심이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그가 처한 상황을 보니까 올페가 이해가 됐다.
스포주의
자첫하고도 후기가 이해가 안됐는데 자둘하니까 보였다.
에우리디케가 하데스타운으로 갈지 말지 고민할 때 헤르메스가 동전을 손에서 손으로 촤라락 쏟아내는데 이때 루프물임을 실감했다. 그 코인이 예전에 에우리디케가 하데스타운으로 갈 때 썼던 코인이고, 그럼 저만큼 하데스타운에 갔을 거라고, 그만큼 반복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와 탄성이 나왔다. 과몰입할 수밖에 없는 극이잖아.
마지막 장면 볼 때 에우리가 나와서 촛불 켜는데 심장이 덜컹하면서 '결말을 알면서도 노래하는 것' 이 구절이 새롭게 다가왔다. 루프물이라 끝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었다. 자첫할 때도 분명히 봤을텐데 왜 기억에 없지. 생각났다. 이 장면에서 관크 당해서 기억에 없던 거였다.
난 마지막 직전의 얘기를 본 것 같다. 그전과 다르게 이번엔 펄시가 지상에 올라왔을 때 즉 봄에 올페와 에우리가 만났으니까. 이번엔 결말이 달라지지 않을까...희망해본다.
사실 나는 하타하면 사랑보다는 혁명이 떠오른다. 올페가 하데스타운을 변화시키는 그 과정이 혁명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반복된다는 점은 역사를 연상시킨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하데스타운도 반복된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지상에 데려오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성공 여부에 상관 없이 혁명은 벽에 미세한 금을 만들고 금은 균열이 되어 벽을 무너트리리라.
기타
함성이 허용되어서 관객 참여 부분도 있었다. 1막 시작하자마자 헤르메스한데 아잇! 추임새 넣고 2막 시작하고 뒤집힌 세상의 여왕~외쳐주기
리빈업 마지막에 다 함께 건배하고 술 마시는데 에우리만 우물쭈물하다가 술을 안 마신다. 왜 에우리디케만 안 마셨을까. 숨겨진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헤이리틀버드에서 하데스가 에우리 보고 카나리아라고 하는데 카나리아는 광산에서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쓰는 새다. 여기서는 그런 의미가 아닌가? 그냥 카나리아 같이 작고 뽀송해서 카나리아라고 했나.
하타 후기는 일단 여기서 끝
더 분석하고 싶은데 과부화 와서 여기까지만 씁니다.
정리되면 더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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