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재다가 일 년이 넘어서야 쓰는...

 

2019년 베이징과 톈진 여행

+베이징 편+

 

 

학교 탐방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과 친구들과 학교 지원을 받아 해외에 가게 되었다. 여러 나라 가운데 중국, 그중에서도 베이징을 가기로 했다. 프로그램 필수 조건 중 하나가 7일 이상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조금 충동적으로 준비한 거라 미국이나 유럽을 갈 자금과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가까운 나라 중에서는 7일 이상 갈 곳이 중국밖에 없었고, 우리 지역에서 중국 직항이 베이징밖에 없어서 중국 중에서도 베이징을 다녀오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사탐으로 세계사를 배우면서 중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첫째 날

 

비행기에서 바라본 베이징

학교에서 지원은 받지만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기에, 그리고 한 시간이라도 여행을 더 즐기고 싶어서 우리는 새벽 비행기로 떠났다. 같이 간 일행 멤버십 혜택으로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빠르게 내리고 타는 게 좋았다. 승객이 비행기에 절반 정도밖에 안 찼다. 그마저도 대부분 본토로 돌아가는 중국인이라서 한국인은 10명도 안됐던 거 같다. 난기류가 심했다. 나는 비행기에서 잠도 못 자서 멀미가 심했다.

 

중국 여행 준비할 때 폐쇄적이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그래서 입국 심사도 엄청 깐깐할 줄 알고 항공기 왕복 티켓, 숙소 예매서를 죄다 뽑아서 갔다. 속으로 입국 심사대에서 할 말도 다 정해놓고 있었다. 근데 별거 없었다. 다른 나라랑 좀 달랐던 거는 입국 심사 전에 지문 등록하는 것 정도. 입국 심사대에서는 비자 확인하고, 여권이랑 얼굴 대조하고, 지문 다시 찍으면 통과다. 말은 단 한마디도 안 시켰다. 입국하는 데 총 30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기계나 표시판에 한국어 있어서 조금 놀랐다. 서우두 공항이 제일 크대서 시설을 기대했는데 그냥... 되게 중국스러웠다. 규모는 큰데 어딘가 촌스러운....(제2터미널 갔는데 대구 공항보다 못했던 듯)

 

한국 공항과 다르게 중국 공항은 나가면 다시 들어가기 힘들다. 공항 들어갈 때 공안이 여권 검사를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공항 내에서 모든 정보를 찾고 나가야 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디디를 부르고 있다.

일단 공항 밖으로 나왔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출구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 디디(디디 추싱, 중국 차량 공유 어플)를 불렀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한참 동안 배차가 안 됐다. 여행객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헤이처(불법 택시, 검은 택시) 기사들이 계속 들러붙었다. 그 와중에 공항에서 중국 내지 여행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현지 여행객들에 치여, 헤이처 계속 다가와서 흥정해, 조금 짜증 났지만새벽이라 바람이 불고 시원해서 넘길만했다. 1시간 동안 디디를 기다렸는데도 안 와서결국 검정 택시와 한참을 흥정해서 싸게 숙소에 왔다. 하지만 위험하니까 타는 거 비추... 우리는 그 시간에 다른 수단이 없어서 탄 거지 버스 있었으면 당연히 버스 탔을 거다.아무튼 시작은 괜찮았다. 밤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바로 잠에 들었다.

 

숙소

다음날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아침을 먹어야 했다. 중국에서 첫끼였다. 숙소에 물어봤더니 이 근처에 식당가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식당가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준 메뉴를 먹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손짓으로 열심히 추천해주셨다. 계란 토마토 국과 볶음밥이 정말 맛있었다.

 

본격적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첫날부터 갈 곳이 많았다. 첫 장소는 톈안먼과 자금성이었다. 이카통을 살 겸 지하철로 갔다. 지하철 탈 때 공항에서 하듯이 짐 검사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구와 입구가 구분되어 있다. 짐을 올려다 놓으면 엑스레이로 검사를 한다. 가방 벗는 게 조금 귀찮았다. 중국 다니면서 느꼈던 건데 딱 귀찮을 정도로만 통제를 한다. 치하철 탈 때 짐 검사를 한다던지, 기차를 탈 때 신분증 검사를 한다던지 말이다. 그 이상 통제하면 반발이 일어날 것을 중국 정부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중국인들은 익숙해서 이상한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만약 한국에서 했으면 지금이 유신시대나 5공 시대도 아니고 나라에서 국민을 통제하려 드냐고 욕 얻어먹고 정권 교체됐을 정도인데.

 

지하철역에서 이카통을 샀다. 지하철은 서울이랑 느낌이 비슷했다. 더운데 중간중간 냉방 안 해줘서 짜증 났다.

 

톈안먼에 내렸다. 내리고 바로 톈안먼에 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제2의 천안문 사태가 일어나게 두지 않겠다는 듯이 소지품 검사, 신분증 검사를 한번 더 해야 했다. 정말 이 나라는...

더워만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대구 여름이랑 비슷했다. 날씨가 습하면서 더웠다. 햇빛이 뜨거웠다. 금방 땀범벅이 되었다. 다들 양산을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 양산 필수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평생 볼 사람을 거기서 다 본거 같다. 크리스마스 때 동성로 시내 같았다. 사람한테 치이고 많이 걸어서 발이 아프지만 아직 들떠서 짜증은 나지 않았다. 사진으로만 보던, 말로만 듣던 톈안먼을 보니까 슬슬 중국에 온 게 실감이 났다.

 

톈안먼에 한번 들어가면 다시 돌아서 못 나온다. 톈안먼은 입구만 있다. 계속 쭉 가서 자금성에 들어가던가, 자금성에 들어가기 전에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 있는데 그쪽으로 빠져 나오든가. 둘 중 하나다. 빠져나오는 길도 한참을 걸어야 나올 수 있다. 톈안먼에 간다고 하면 적어도 30분은 걸어야 한다고 생각면 된다. 성곽은 칙칙한 회색인데 주위에 꽃이 피니까 꽃색이 도드라져서 예뻤다. 옆에 인공 호수도 있어 눈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땡볕이니 갈 때 인당 물 한 병은 필수...

 

어느 패키지 여행 후기를 봤는데 자금성을 간단히 둘러보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우리는 자금성을 둘러볼 자신이 없어서 자금성을 뛰어넘고 자금성이 한눈에 보이는 징산 공원으로 바로 갔다. 자금성 성곽을 따라 나와서 다시 15분-20분 정도 걸으니까 징산공원에 도착했다. 입장권 같은 경우에는 학생 할인이 많아서 우리는 밑져야 본전 식으로 한국 학생증을 챙겨갔다. 입장할 때 한국 학생증을 내밀었더니 쓱 보더니 학생 할인을 해줬다. 1인당 1위안에 입장했다. 징산공원 전망대까지 10분 정도 걸리는데 경치가 탁 트여서 자금성과 베이징 시내가 다 보였다. 징산공원 제일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육즙 만두
차 가게. 포장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그리고 20분 정도를 걸어서 난뤄구샹에 갔다. 우리나라 명동 같았다. 기념품도 팔고 먹을거리도 판다. 여기도 중국 내국인 관광객들로 복작복작하다. 육즙 만두가 궁금해서 먹었는데 그냥 분식집 가면 주는 가락국수 국물 맛이었다. 육즙 만두는25위안으로 원화로 따지면 4000원-4500원이었는데 절대 그 정도 맛은 아니었다. 가격은 관광지 버프 받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스차하이로 장소를 옮겼다. 호수공원 야경을 보고 싶어서 갔는데 음식점이랑 술집이 많았다. 베이징에 왔으면 그래도 베이징 덕은 먹어봐야지 싶어서 유명한 진취덕 스차하이점을 갔다. 안내하는 아저씨가 전취덕은 지하 1층이랬다. 막상 내렸는데 해삼 사진만 잔뜩 있어서 당황했다. 겨우 들어가서 베이징덕 반마리와 추천받은 채소볶음이랑 가지 조림을 시켰다. 점원들이 자꾸 말도 없이 주문서를 계속 확인했다. 메뉴가 다 나왔는지 확인하는 듯했는데 계속 그러니까 좀 불안했다. 

 

베이징 덕 후기는 한번 먹어볼 만하지만 진미까지는 아니었다. 어렸을 때 장금이 만화에서 보고 너무 기대했나...나에게는 한국 오리 고기가 훨씬 맛있었다. 채소랑 견과류 볶음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는 잘 모르겠고...추천해준 가지 요리는 맛있었다. 물컹한 식감 때문에 가지를 다섯 살 때 먹고 안 먹었는데, 중국 가지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한국의 뜨끈한 밥이랑 먹으면 찰떡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밥 먹고 지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베이징에서 느꼈던 점+

공안이 어디에나 있다. 거리에 있는 npc 같다. 길 모르면 공안한테 가서 물어봤다. 
사람이 친절하다. 물어보면 다 알려준다. 중국어로. 알아들을 때까지.
중국 국내 여행객이 저어어어어어엉말 많다. 베이징 5일 있는 동안 한국인 여행객 2팀 봤나...
신호등의 존재 의미를 모르겠다. 횡단보도가 초록불이어도 차들이 좌회전 우회전 막 한다.
대체로 음식 양이 많다. 거의 한국 음식 1.5배에서 2배 정도다.
사람 많은 도시인데 티가 안 난다. 인구밀도가 낮은듯하다.

 

 

 

+필수 중국어+

1. 빙수웨이

차가운 생수. 여름이면 필수. 중국은 한 여름에도 뜨거운 차를 준다. 

2. 워 메이요 웨이신

위챗페이 없어요. 종종 위챗페이로만 받는 곳이 있는데, 우리는 한국인이고 중국 계좌가 없으니까 위챗페이를 쓸 수가 없다. 이 말을 했더니 현금을 받거나, 주변 중국인이 위챗페이를 대신해주고 현금을 받아간 적이 있었다. 

3. 칭원

저기요. 점원을 부를 때 쓴다.

4. 워 쓰 한궈런

한국인이에요. 중국어 못 알아들어요.

5. 부야오 샹차이

고수 빼주세요. 나는 고수 좋아해서 쓸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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