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베이징과 톈진 여행

+베이징 편 3+

 

 

 

넷째 날

 

넷째 날 아침은 메뉴는 맥도날드 또우장이랑 타로 파이였다. 일행은 맥도날드 타로 파이를 먹고 싶어 했고 나는 중국 아침인 또우장이 먹고 싶었다. 마침 맥도날드에 또우장도 팔아서 넷째 날 아침은 맥도날드로 결정되었다. 당시만 해도 타로 파이는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메뉴였다. 타로는 처음 먹어봤는데 고구마보다 조금 더 구황작물 같은 맛이었다. 또우장은 빵을 뜨끈한 두유에 적혀 먹는 음식이었는데, 예상 가능한 맛이었다. 


첫 일정은 798 예술구였다. 그 전 날 너무 무리했는지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침도 못 먹는 나를 보다 못한 일행이 돌아가서 쉴 것을 권했다. 결국 나는 숙소로 돌아 가 쉬고 친구들은 798 예술구로 떠났다. 이날도 오후에 프로젝트 일정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친구가 보내준 798 예술구 사진

프로젝트 일정을 마치고, 근처에 금정헌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샤오롱바오, 새우 딤섬, 수안리펀을 시켰다. 수안리펀은 맵고 짠 국물에 당면이 들어가 있었다. 면이 탱탱한 게 식감이 좋았다. 새우 딤섬은 안에 새우가 씹혀서 맛있었다. 샤오롱바오는 뭔지 모르고 한 입에 먹었다가 육즙에 혀 델 뻔했다. 우리가 주문을 마쳤을 때 단체 손님이 와서 우리 응대를 거의 안 해줬다. 중국 물가 치고는 비쌌다. 개인적으로 한국 와서 대구 신세계 백화점에 딤딤섬을 갔는데 거기 딤섬이 훨씬 맛있었다. 

 

근처에 더앨리가 있어서 찾아 갔다. 차이 밀크티를 시켰는데 안 달아서 좋았다.

 

다음 일정은 싼리툰이었지만 시간 상 건너뛰고 바로 왕푸징으로 갔다. 왕푸징은 명품 쇼핑 거리였다. 가는 길에 한쪽에서 검은색 상의와 빨간 치마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노래를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중국 여행하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이렇게 옷을 맞춰 입은 여성 분들이 모여 춤을 추는 장면을 본 것 같다. 나름의 전통인가.

 

왕푸징의 백화점은 늦게까지 하는데 식당은 일찍 닫았다. 우리가 가려던 식당도 문이 닫힌 상태였다. 아니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일찍 닫는지 모르겠다. 돈 버는 방법을 모르는구만. 우리도 늦게까지 구경하고 싶었지만 우리가 구경할 수 있는 상점은 거의 다 닫아서 유명한 녹차 아이스크림 사 먹고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다섯째 날


베이징에서 마지막 날. 95호에서 점심 먹고, 이화원 갔다가, 숙소에서 짐 찾고, 베이징 남역에서 톈진으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일단 짐 정리를 해서 숙소 리셉션에 맡기고, 95호로 향했다. 95호는 근처의 대학을 다니는 베이징 유학생들이 많이 추천해준 곳이었다. 11시에 오픈하는데 우리가 시간을 잘못 알아서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1시간동안 기다리다가 첫 팀으로 들어갔다. 오픈하자마자 사람들 몰리기 시작했다. 

 

꿔바로우가 유명하대서 시켰고, 나머지 메뉴명은 정확하게 모르겠다. 아무튼 맛있었다. 하나는 해파리 냉체 맛이 났다. 이번에도 음식 양이 많아서 1/3은 남겼다. 우리 절대 못 먹는 편 아닌데 자꾸 음식이 남으니까 괴로웠다. 꿔바로우는 한국에서 먹은 찹쌀 탕수육과 비슷했지만 소스에서 차이가 있었다. 꿔바로우 소스에 유자가 들어갔는지 찹쌀 탕수육 소스보다 시큼했다. 개인적으로 찹쌀 탕수육이 더 맛있었다. 

 

배를 빵빵하게 채운 후 버스를 타고 이화원으로 갔다.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노점상에서 도자기 병에 담긴 요거트(?)를 팔고 있었다. 여행 준비하면서 블로그에서만 보다가 드디어 직접 먹어봤다. 요플레 맛은 아니고 시큼한 요거트 맛이었다.

 

톈안먼도 사람 많다 많다했지만 와...이화원도 그에 못지않았다. 입구부터 사람이 빠글빠글했다. 표 사는데만 한참 걸렸다. 이 때도 학생증을 보여주고 학생 할인을 받았던 것 같다. 입구에 팜플렛이 있는데 꼭 챙겨야 한다. 없으면 길 잃기 십상이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평생 볼 사람 여기서 다 본 것 같다. 가뜩이나 더운데 사람들이랑 붙어 있어야 해서 미칠 거 같았다.

 

뒤로 보이는 건물에 올라갔다.

 

어디인지는 까먹었으나 아무튼 서태후가 살았다고 하는 건물에 올라가서 본 곤명호. 계단이 끝도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경치가 어땠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분명 중국 황족들은 가마 타고 편하게 올라갔겠지. 이런 생각은 했다. 이화원의 별칭이 여름궁전인 이유를 알겠다. 호수도 푸르르고 산도 푸르른 게 여름 나기에 딱 좋다. 아니 이렇게 호화롭고 평화로운 곳에 사니까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소주가. 기념품들을 판다. 한자 이름을 알려주면 한자를 형상화해서 그림을 그려주는 곳이 있다. 꽤 신기해서 일행이 모두 해봤다.  

 

우리는 북문-동문-서원-소주가 거리-북문 순으로 지나왔는데 총 3시간을 소요했다. 우리가 돌아 돌아가서 더 오래 걸린 편인 것 같다. 

분명 사진 엄청 많이 찍었다고 생각하는데 블로그에 쓰려니까 없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톈진으로 향했다. 톈진은 베이징 근교인데 한국으로 따지면 인천 같은 도시다. 톈진으로 가기 위해 베이징 남역으로 갔다. 표를 구매할 만큼 중국어가 유창하지는 않아서 휴대폰 메모장에 미리 도착역, 출발 시간, 인원, 기차 열차 등급을 적어서 보여줬다. 메모를 보고 여권을 달라고 하더니 기차표를 끊어줬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끊었다. 기차표에는 이름이 영어로 쓰여있었다.

 

그 후엔 게이트를 찾아야 했다. 근데 암만 찾아도 게이트가 안 보였다. 1층을 이리저리 돌아봤지만 어딘지 낌새도 안 보여서 멘붕이 왔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게이트가 2층에 올라가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2층 게이트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공안에게 짐 검사, 표 검사, 여권을 검사받아야 했다. 무슨 입국 심사하는 줄 알았다. 중국에서는 표를 끊은 사람만 기차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표가 없어도 기차역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아마 대합실과 게이트를 말하는 거였나 보다. 그리고 기차를 타기 전, 게이트에서 한번 더 표와 신분증 검사를 한다. 외국인은 여권 검사를 한다. 여권 이름과 표 이름이 같은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여권이라 승무원 분이 해주셨고, 중국인들은 지하철 게이트 같은 기계에 표와 신분증을 스캔하고 들어갔다. 정말 자국민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는구나 싶었다. 아무튼 처음 가신 분들은 여유롭게 차표 끊으시길...여유롭게 표를 끊지 않았으면 분명 기차 놓쳤을 거다.

게이트 들어가기 전이었나? 아무튼 베이징 남역에서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티랑 파인애플 파이 사 먹었다. 여긴 기본적으로 음료 사이즈가 크고 얼음이 거의 안 들어 가 있다. 얼음 적고 양 많은 점이 참 좋았다.

 

기차 좌석은 꽤 넓었다. 캐리어 놔두는 공간이 따로 있었지만 우리는 타는 시간이 짧기도 하고 혹시나 잃어버릴까 걱정도 되어서 그냥 발 앞에 두고 탔다.

 

톈진역도 넓어서 나오는데 한참 걸렸다. 시간이 늦어서 톈진역 근처 숙소로 바로 들어갔다. 베이징 숙소와 다르게 톈진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잡았다. 위치도 적당하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후기도 나름 좋은 곳으로 골라서 기대가 컸는데...정말 최악의 숙소였다. 집 건물이 엄청 낡았고 엘리베이터에서는 썩은 내가 났다. 복도에는 개똥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숙소 외부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숙소 내부도 만만치 않았다. 청소를 안 했는지 침대 헤드에 먹다 만 콜라병이 있었고 천장은 뜯어져 있고 소파는 빨지도 않았는지 얼룩으로 더럽혀져 있고 수건은 덜 말라 있었다. 각자 쉬자고 일부러 방 세 개짜리로 골랐는데 한 방은 청소가 안되어 있었고 한 방은 먼지가 쌓여 있어서 가장 상태 좋은 방에서 다닥다닥 모여서 잤다. 그다음 날이기는 하지만 씻는데 갑자기 단수되고...호스트는 환불해준다고 했다가 잠수타고...결국 한국 돌아가서 에어비앤비에 전화해서 일부분을 환불받기는 했지만 톈진 여행 내내 숙소 때문에 엄청 기분이 나빴다. 오죽하면 숙소에 들어가기 싫어서 최대한 늦게까지 있다가 들어갔을까. 아무튼 에어비앤비 정말 잘 알아보고 가야 한다. 문제 있으면 바로 본사로 문의해야 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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