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넷째 주 사진 일기

10/18~10/24

 

 

 

10/19 화

 

최근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감겼다. 필름 카메라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전에 체험을 하고 싶어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구매했다. 이건 코닥의 펀세이버.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된다.

 

선물로 받은 휴대용 칫솔살균기. 안그래도 요즘 밖에서 양치할 일 많은데 이제 살균된 칫솔로 덜 찝찝하게 양치할 수 있겠다. 고마워.

 

 

 

10/20 수

 

발등에 불 떨어졌는데 불멍하고 있다.

 

시험 전날이라고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가서 열과 성을 다해서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니 술이 당기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친구 집에서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다. 나도 사람인지라 시험을 앞두고 그냥 술을 마시기에는 양심이 찔려서 머리 쓰는 루미큐브를 했다. 어쨌든 머리 씀.

 

 

10/21 목

 

중간고사 첫날. 시험 두 개에 대체 과제 하나를 무사히 끝냈다. 늦게까지 내일 시험 공부하려고 했는데 집으로 돌아왔다. 의지는 있는데 체력이 안 따라준다.

시험에 치인 나를 코닥 미니샷2가 반겨줬다. 사진 뽑는 게 너무 재밌어서, 뽑힌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앉은 자리에서 30장 가까이 뽑아버렸다. 카트리지를 60매나 구매해서 한참은 쓸 줄 알았는데 이러다가는 이번 주 내로 다 쓰게 생겼다. 그래도 벽 인테리어와 다꾸는 제대로 했다.

 

 

 

10/22 금

 

친구가 밥 사줬다. 덕분에 시험 기간에 기력 제대로 보충했어. 고마워. 

 

 

 

10/23 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빈티지 필름 카메라 도착. 이제 카메라만 4대가 되었다. 이번에 구매한 모델은 코니카 C35 MFD. 무려 1987년생이다. 이 모델은 데이터백이 가능하고 자동 초점에 자동 와인딩이 된다. 필카는 수동 와인딩이 맛인데. 수동 와인딩은 일회용 필카로 만족해야겠다. 어서 필름 끼우고 사진 찍어보고 싶다.

 

 

 

10/24 일

 

첫 출사를 나왔다. 필름은 어제 근처 사진관에 가서 산 후지 C200. 멀리 나가지는 못하고 근처에서 사진을 찍었다. 36매 찍을 거리가 있나, 이걸 언제 다 찍나 했는데, 필름 한 롤을 쓰는 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랐다. 사진을 바로 확인하고 마음에 안 들면 지우고 원하는 앵글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필름 카메라는 결과물을 즉시 확인하지 못한다. 현상이란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를 알 수 있다. 여러 번 찍기에는 필름이 아까우니까. 특히 요즘 같이 필름값이 금값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피사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최대한 여러 앵글로 담아본 후 신중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한 컷을 찍는다. 찍는 자세에도 변화가 있다. 피사체를 원하는 크기로 담기 위해 더 가까이 가고 원하는 앵글로 찍기 위해 허리를 굽힌다. 디지털은 줌을 당겼을텐데 말이다. 기계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싶었다. 오늘 얼터너티브 락을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내 귀가 기타 소리와 필름 카메라의 와인딩 소리로 가득 찬 그 늦은 오후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혼자가 되어서,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어서 현상을 해서 그 감성의 결과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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