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대구연극제

리셋:벗어날 수 없는 진실 후기

 

 

 

1. 계기

작품 시놉이 흥미를 유발했다. 

작품 시놉시스: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다. 이곳은 어디인가?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출구가 없는 감옥. 그들은 이곳을 13벙커라고 불렀다. 과거의 기억이 지워져 이유도 모른 채 이곳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그들. 이유가 무엇일까? 수많은 궁금증이 유발되지만 항상 답은 미완성. 침묵의 시간은 그들을 점점 변화시키는데...

 

 

 

2. 공연장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

 

 

 

3. 출연진 및 제작진

작: 이창호

연출: 이창호

신: 박영수

제비꽃: 여혜진

바이올린: 조정흠

기술자: 조혜숙

안테나: 박준용

아인슈타인: 권건우

앙상블: 이창호

작/연출이 앙상블까지 맡았다.

 

 

 

4. 공연 후기

 

사실 이렇게 후기를 써도 될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작품을 올린 이상 관객의 평가는 필연적이라는 생각도 들어서...고민을 하다가 후기를 작성한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권력 싸움이나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여성혐오만 하고 있다. 극 보는 내내 불쾌했다.

여성주의적으로만 살펴본다면 이 극은 여성 불행 포르노다. 첫 씬부터 쇠목줄을 채운 여성을 끌고 다닌다. 손을 포박하는 등의 대안도 있었을텐데 굳이 목에 찼다. 여자는 기억도 지워지고 이유도 모른 채 13벙커에 끌려 왔다. 13벙커의 지배자인 신에게 몸매 품평을 당하고 제비꽃이라는 이름을 받는다. 그리고 '정화'를 한다는 이유로 신과 강제적으로 관계를 맺게 된다. 이 때 여자는 괴로워하고 신은 만족하는 것이 음성으로 들리는데 정말...역겨웠다. '정화'된 여성은 13벙커의 남자들의 욕정 해소 수단으로 사용된다. '너희들의 꼬챙이로 전진하라'라는, 여성을 철저하게 성노예 취급하는 대사도 있는데  내가 2021년에 이런 대사를 듣다니.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다. 직후에 무대 위에서 여성이 강간 당하는 묘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장면은 정말 부정적인 의미로 충격적이었다. 누군가는 트라우마가 자극될 수도 있을 정도로 끔찍한 순간이었다. 강간은, 불행은, 폭력은 예술이 될 수 없다. 

그리고 극에서 '씨발', '좆까', '병신'은 잘도 말하면서 "생리"는 '주기적으로 하는 거'라고 돌려서 말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정혈은 감춰야 할 대상이 아닌데. 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여성이 임신을 알게 된 후의 행동이다. 임신을 하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를 지키고자 한다. 아니 '지옥'에서, 원치 않게 아이를 가졌고, 자신도 죽는데, 낳겠다니. 하 그놈의 '모성애'.

전하고자 하는 바도 잘 모르겠다. 초반에는 한정된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있고 그를 신으로 숭배하길래 일종의 사이비 종교를 비판하는 내용인가 싶었는데, 후반에는 그 놈들 알고보니 다 밖에서 죄지은 놈들이고 죽을만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럼 권선징악인가? 근데 안에서 높은 서열을 유지하며 편하게 살았던 놈들인데? 그리고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여자는...?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리고 배우들 간에 연기 톤이 어울리지 않았다. 연기 합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만간이 좋아서 기대를 했는데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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