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프 공식초청작

레이디 해밀턴

온라인 스트리밍을 보고

 

 

 

 

 

 

1. 스트리밍 일시

 

2021년 6월 29일 19:30

(약 122분)

 

 

 

2. 캐스팅

 

빅토리아 주코바(Victoria Zhukova)

로스티슬라프 콜파코프(Rostislav Kolpakov)

이리나 돌고바(Irina Dolgova), 

 

 

 

3. 공연 후기

 

러시아 뮤지컬은 또 처음이다. 볼 생각도 못했던 세계 여러 나라 뮤지컬을 딤프를 통해 보고 있다.

 

"평민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여성으로 거듭난 ‘레이디 해밀턴’의 다이내믹한 인생!"이라는 설명 때문에 해밀턴 씨가 고난을 겪지만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정치나 사업적으로 자수성가하는 얘기를 기대했다. 레이디라는 호칭도 그래서 얻고.

슬프게도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전혀 다른 스토리였다. 나는 '남자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엠마의 인생'으로 요약하고 싶다. 한 남자에 의해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일하는 집 남주인은 성추행하고, 간신히 만난 은인도 늙남으로 인해 죽는다. 그 후 간 곳은 성매매 업소. 그곳에서 다시 마주친 늙남과 강제적인 결혼도 한다. 그렇게 험난하게 살다가 결국에는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걸로 끝이 난다. 

공연 내내 불행 포르노를 보는 듯해서 기분이 되게 찜찜했다. 주변의 남자 때문에 엠마는 이렇게 인생이 꼬이는데, 과연 그걸 '주목'이나 '다이내믹'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을까.

늙남과 원치 않는 결혼 했는데 늙남이 죽었다고 슬퍼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물론 실제로는 감정이 쌓여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 스토리 상에서는 이해가 안 됐다. 결론도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정도로 끝나서 너무 아쉬웠다. 엠마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체성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인 건 알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다.

그리고 성매매 업소 장면에서 여자들 몸짓과 의상이... 진짜 할 말을 잃었다. 갑작스럽게 몰려온 성적 대상화된 여성들은 절로 이마를 짚게 만들었다.

또, 전체적으로 뭔가 엉성하고 정신 없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지 생각해봤는데 앙상블 때문인 것 같다. 앙상블은 칼각이 생명인데 서로 맞지가 않아....

 

내용 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카메라부터 말해야 한다. 아마 코로나 때문에 러시아에서 공연한 촬영본을 보내준 것 같은데 영상 연출이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이 장면을 이렇게 찍는다고...? 이런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색감도 일관적이지 않았다. 카메라마다 색감이 천지차이였다. 어떤 앵글에서는 조명의 빛을 잡지 못해 하얗게 뜨기도 했다. 또 카메라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쉴 새 없이 줌인, 줌아웃을 반복했다. 정말 기록만을 위해 찍은 영상 같았다.

마이크가 다른 점이 신기했다. 우리나라 뮤지컬에서는 작은 마이크를 피부에 밀착해서 붙이는데 비해 러시아에서는 음방에서 아이돌이 쓸 법한 커다란 이어 마이크를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번역 보고 정말 충격받았다.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암만 그래도 '입 맞춰죠!'는 아니지 않나. 검수... 안 하셨나요...

 

 

세계 여러 나라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건 흔하지 않은 기회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시청을 했지만 내 기준에서는 실망스러운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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