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지
자둘 후기
유리아, 김려원, 김수연, 이영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층 9열 왼블
자첫 후기 참고
시야
중소극장이라 전반적으로 잘 보였다. 근데 전날 3열 중블에 앉아서 멀게 느껴졌고 왼블이라도 통로쪽이라 극심한 사이드미는 못느꼈다.
후기
어째 기억이 다 날아가버렸다.
율맂은 순하고 언니 말 잘 듣는 동생 같았다. 앨리스로부터 위안도 얻고. 쩡맂은 항상 울분에 차 있고, 불안해 보이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고, 엠마와도 사이가 안 좋아보였는데 말이다. 그래서 율리지의 살인의 기폭제가 비둘기임이 명확하게 보였다. 쩡리지는 아슬아슬하던 뚝이 터진 느낌이라면, 율리지는 감당 안되는 분노가 한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끓어오르는 분노'에서 오열하면서 머리를 바닥에 찧는데 그 슬픔과 분노가 전해졌다. 그 후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건들여? 니네라고 가만히 둘 것 같아?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경력자라 연기가 세심했고 감정의 변화가 확연히 보였다. 실시간으로 피폐해지고 정신 나감...
려엠은 려엠만의 디테일이 많았다. '스윗 리틀 시스터'에서는 성호를 긋고 스타킹을 보여준다. 스타킹은 매번 다르게 고른다고. 브릿짓이 엠마에게 리지의 피 뭍은 드레스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데 이 때 여엠은 돈을 요구하는 브릿짓이 같잖고 그깟 푼돈으로 말 얹기 싫다는 듯이 안주머니에 있는 돈 뭉치를 텅-올려주고, 려엠은 적당히 주려고 돈을 세다가 그냥 너 다 가지고 입 다물라는 듯이 손에 쥐여준다. '톤턴에서의 13일'이었나? 재판 장면에서 비둘기를 풀어주었다고 할 때 뒤에서 손으로 비둘기를 만들어 손 날갯짓을 했다.
그리고 리지가 살인 안 했으면 근 시일 내에 엠마가 했을 것 같다. '왓더퍽'이 완벽한 살인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니가 일을 벌였다는 식이니까.
앨리스는 리지를 정말 사랑한다. 불안해하는 리지를 달래려고 노력한다.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아~' 할 때도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한다. 쩡연은 리지가 앨리스를 이용하는 것 같아서 계속 의심했는데 쑤앨은 누가봐도 쌍방향...마음이 놓였다. 애정씬도 끈적해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
연앨 옷은 노랑색이었는데 쑤앨은 살구색이었는데 차분한 쑤앨이랑 잘 어울렸다. '난 떠나야 해'에서 앨리스가 저음으로 아~~~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만 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쑤앨은 이상한 점을 못 느꼈다.
'머리가 왜 없어'에서 앨리스 파트에서 변주되면서 깔리는 피아노 반주가 극락이다. 진짜 진짜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
컷콜...격렬해서 놀랐다. 관객 반응은 도끼데이보다 덜 했던 것 같은데 배우들이 이렇게까지 한다고???의 연속이었다.
리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해방이다. 리지의 모든 요소가 여성의 해방이다. 리지는 자신을 지배하고, 무력하게 만드는 것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권력에 도전하고, 금기를 깨고, 욕망을 서슴없이 분출하는 모습을 보인다. 큰 소리로 욕을 뱉고 다리를 벌리고 앉으며 치마도 벗어던진다. '여성적인' 요소는 비꼬는 데만 사용할 뿐이다.
리지만 해방되는 건 아니다. 관객도 해방감을 느낀다. 리지에 이입한 관객은 리지에게 대리 만족하며, 각자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힘을 얻기도 한다.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경험도 한다. 여성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조신함에서 탈출하여 큰 소리로 욕설을 외친다. 그런 여성이 많다는 사실을 각인하고 동질감과 용기를 얻는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해방을 이야기한 극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곱씹을수록 옷은 등장인물의 생각이 변화했음을 알려주는 도구 같다. 시대와 동떨어진 복장을 하고 있는데, 한번쯤은 '꼴이 그게 뭐야', '옷이 왜 그래?' 할 법도 한데,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왜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인물의 내면의 변화를 표현한 것 같다.
초반의 리지는 두려움에 떨고 무력했지만 중반부부터는 가부장제를 스스로 박살내고 종교를 비꼬기도 한다. 리지의 내부에서 전근대와 가부장제는 종말된 것이다. 드레스는 여성의 행동을 제한한다는 면에서 가부장제의 산물이며 전근대의 상징이다. 이미 전근대를 벗어나고, 가부장제를 파괴한 리지는 더이상 몸을 옥죄는 드레스를 입을 이유가 없다. 대신 현대의 복장을 입는다. 엠마, 브릿짓, 앨리스는 그런 리지와 연대하면서 신념의 변화를 겪는다.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옷에도 변화를 줬다고 생각한다.
리지 자둘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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