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지
자셋이자 세미막 후기
이소정, 김려원, 제이민, 이영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층 11열 중블
시야
11열 중블 앉았는데 시야 괜찮았다. 중소극장이라 시야는 대체로 좋은 듯. 2층 무대 볼 때 시선만 돌리면 돼서 편했다. 앞사람 머리에 무대 바닥이 가리는 점 빼고는 괜찮았다. 세미막공인데 표 있는 게 어딘가 싶었다. 음향은 별로였다. 8~9열부터 뚜껑이 덮혀서 엄첨 웅웅거렸다. 3열이 그리웠다.
후기
막공 주에 자첫부터 자넷까지 한 여성이 있다? 바로 나예요.
회전 더 돌고 싶은 마음을 참았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세미막공 양도를 받은 후였다.
막 내린다는 게 실감이 안 났는데, '보든 가' 듣자마자 진짜 마지막이구나... 이제 언제 올지 모르구나... 이런 생각이 막 들면서 벌써 그립기 시작했다.
세미막이면서 배우들 막공이라 그런지 공기부터가 달랐다. 정말 내일 없는 것처럼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공연했다. 쩡리지는 '난 벗어나야 해' 마지막 고음 부분에서 더 높게 애드립을 했고, 려엠은 '스윗 리틀 시스터'에서 세상 파워풀했다.
쩨앨은 처음 봤는데, 가장 터프했고 리지에게 휘둘리지 않는 앨리스였다. 이날은 리지가 앨리스를 이용한다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리지가 앨리스를 이용하려고 했다면, 그 사실을 알면서 '그래, 리지. 그렇게 한번 해봐~'라며 이용당해주는 앨리스일 것 같다. 그러다가 일이 제대로 안 풀리면 나서서 해결해줄 듯.
영블은 '썸바디'에서 '예쁜 걸로 가져와야겠네~'할 때 이미 리지가 살인할 것을 알고 있어서 여유로운 모습이었는데, 이날은 피 뭍은 리지를 보고 놀라면서도 같이 흥분했다. 전자는 사건과 거리가 있는 구경꾼 같았다면 두번째는 조력자 같았다.
'썸바디' 퀵 체인지 때 리지가 평소 나오는 타이밍에 나오지 않았다. 어리둥절하던 차에 리지가 올라왔는데 옷에 문제가 있었다. 최대한 끌었는데 해결을 못한 채였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라서 내가 다 조마조마했다. 쩡리지도 신경 많이 쓰였을텐데 최선을 다해서 연기해줬다... 그 다음이 인터라서 정말 다행이었고 영블이 대처를 잘 해줘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려엠은 비둘기 날려 보냈다고 할 때 주운 깃털을 손에 올려 후하고 불었다. 배심원 아저씨들에게 쩡려가 같이 엿을 날리기도 했다.
커튼콜 평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진짜 도끼데이보다 핫했다. 당연함. 배우들 막공임. 있는 체력 없는 체력 다 끌어올려서 뛰었다. 쩡리지는 오늘따라 꼬꼬마 같았다. 왓더퍽 할 때 쩡리지가 려엠 키 넘으려고 깡총깡총 뛰는데 역부족이었다. 아니 뛰면서 노래를 어떻게 그렇게 부르는지... 신기했다. 또 려엠이 컷콜 내내 쩡리지한테 어깨동무하고 쩡리지을 따뜻한 눈길로 보는데 정말정말 찐자매 같이 애틋했다. 사람들 함성이랑 박수소리 오지고 배우들도 계속 관객들 반응을 유도했다. 이번엔 머큐리 라이징도 불렀는데 아아아아 이 부분 같이 떼창했다.
무인하는데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울고 있었다. 영블이 진행했는데 소감 누구부터 말할지 정하는데 결국은 막내가 제일 나중에 하자면서ㅋㅋ그래서 영미밴이 맨마지막에 하기로 하고 제이민 배우가 먼저 했다.
제이민 배우는 초연 때부터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고 관객들이 이만큼 성원 보내줄 걸 알았다며ㅋㅋㅋ다음에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소정 배우. 뮤지컬 하고 싶었고, 좋은 작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감사하다고 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결국 울었다.
려원 배우는 초연 때 많이 떨었는데 재연이라서 좀 더 즐기면서 했고 스텝한테 감사하다고 했다. 거친 꿈속으로 fly하자고 했나...? 암튼 관객에게 힘 주는 말로 마쳤다.
무인 하이라이트는 영미 배우였다. 그동안 브리짓이 리지를 돕는 이유에 대해 돈 때문이다, 브릿짓이 사실은 리지의 친엄마다 등등 여러 얘기가 돌았는데, 사실 리지는 연대에 관한 이야기며, 연대란 본인의 신념이 뚜렷하고 방향이 같다면 본인의 이득이 없어도 기꺼이 함께하고 책임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아닌 어떤 사람이 와도 브릿짓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리지가 관객이 신념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에 함께하길 바란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어떻게 여성 연대를 듣고 눈물이 안 날 수 있냐며... 진짜 그때부터 눈물이 터졌다.
려엠인지 영블인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원작자한테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사람들이 환호 보내고 박수 겁나 쳤는데 이정도 환호받았으면 오슷 허가해...
다들 무대 떠나기 싫어하는 거 보이고 진짜 한순간 한순간이 너무 아쉬웠다. 진짜 여운 개씨게 올 것 같았다. 실제로 일주일 넘게 멍하게 지낸 듯...
당장 와줘 리지...
리지 자셋이자 세미막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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