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함께한 영화 네 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스토리를 간단하게 들었는데 개연성이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
막상 영화를 보니까 그 스토리가 납득이 갔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하던 파이네는 이민길에 오르게 된다
도중에 가족들이 탄 배가 폭풍우를 만나 침몰하게고 구명보트에 탄 파이만 살아남는다
바다를 표류하면서 계속해서 생존을 위협받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표류에 파이는 한없는 절망과 외로움을 느끼고 지쳐간다
하지만 호랑이와 리처드파커와 의지하면서 살아남고, 한참 후에 소설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게 표면적인 스토리이다
호랑이와 표류하는 인도 소년이라는 흥미위주의 비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철학적이고 심오한 논의거리를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인상 깊었던 평은 '아버지의 이성이 파이의 생명을 살렸고, 어머니의 믿음이 파이의 정신을 살렸다' 이다
리차드 파커의 눈-심해-파이의 눈으로 연결되는 연출 역시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시각효과는 소재가 가지는 비현실성을 극대화한다
소설을 영상화했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이런 영상을 영화관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게 되어 다행이다
다만 배가 가라앉는 장면이 생각보다 너무 현실적이었다
아마 난 배가 가라앉는 영상은 오래동안 보지 못할 것 같다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했다
다시는 볼 일 없다
아뉴스 데이
Les innocentes, Agnus Dei, 2016
Les innocentes는 프랑스어로 죄없는 사람을, Agnus Dei는 라틴어로 하나님의 어린 양을 뜻한다
여기서는 여성 종교인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 폴란드 바르샤뱌의 여성 종교 시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남겨진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그들을 마틸드가 돕는다
지치고 자신의 신변이 위험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을 돕는 마틸드의 인류애가 대단하다
다른 수녀들을 위해 종교적 신념까지 바꾼 마리아 수녀도 인상 깊었다
영화의 초반의 수녀원 분위기는 폐쇄적이며 어둡고 절망적이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개방적이며 활발하고 희망차다
마틸드와 마리아로 인한 변화가 단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전쟁으로 일어난 인권유린이지만 직접적으로 전쟁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없다
성범죄의 피해자가 나오지만 범죄를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은 없다
그럼에도 잔혹함과 참혹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이렇게 표현해도 감정은 전해진다는 것을, 몇몇 제작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소년들
Jongens, Boys, 2014
your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세상의 모든 처음
더 헌트
jagten, The Hunt, 2012
누가 그랬다, 이 영화가 말하는 바는 '클라라는 나쁜 아이'가 아니라고
그렇다고 '유치원 원장은 나쁜 사람'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도 아니었을 것이다
(심지어 클라라는 나쁜 아이도 아니고, 유치원 원장 선생님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보다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과 죄가 없다고 판결이 났음에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아동 성폭력범을 대처하는 것에 충격받았다
아이의 말을 온전히 믿어주고, 성폭행이 아이의 남은 인생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대처한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빠르게 격리시켜, 피해자를 보호하고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다
그리고 하나같이 성폭력범에게 분노한다
이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아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 과연 이랬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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