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12만KM를 보고 와서
  • 2021. 5. 26. 10:00
  •  

     

    연극 12만KM를 보고 와서

     

     

    커튼콜(허가 하에 촬영하였습니다)

     

     

     

    1. 계기

    2021년 제38회 대구연극제에 참가했던 12만KM가 5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간 봉산문화센터에서 다시 막을 올렸다. 대구연극제 때는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 봤다가 이번에는 시간이 맞아서 관극을 하러 갔다.

    참고로 대구연극제에서 연출상, 최우수연기상,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 시놉시스

    'Todo estar bien 우린 모든 게 잘 될 거야'

    가난과 납치, 마약이 빈번한 중남미의 어느 나라.

    7살 소녀 마리아는 오빠 파블로와 친구 치치를 따라 '야수'라고 불리는 화물열차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저마다 꿈을 안고서 에스타도스 우니도스로 향하게 되는데..

    3000km.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야수'의 여정들...

    그들은 과연 무사히 에스타도스 우니도스에 다다를 수 있을까?

    출처: 극단 에테르의 꿈

     

     

     

    2. 공연장

    대구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시야는 마지막에 이야기 하려고 한다.

     

     

     

     

     

     

    3. 캐스트

    박세향, 조영근, 김상훈, 이승재, 이재남, 이은채, 권도형, 박보미, 이지민, 김찬용, 김수종, 탁경민

     

     

     

    4. 공연 전

    12만KM 공연 설명에서 '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실 꿈을 주제로 한 작품은 그 스토리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대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통해 가치관을 정립하고 성장하면서 마무리 되니까. 꿈이라는 단어와 동생과 오빠라는 인물 설정에서 예측되는 스토리가 매력있지 않았다.

    그래도 문화 콘텐츠는 까봐야 아는 거니까.

     

    티켓팅 기다리면서 간단한 프로그램북을 받았다. 시놉시스와 배우들 프로필 및 참여한 제작진 정보가 적혀 있었다.

    티켓이 기차 승차권으로 디자인 되어 있었는데, 나는 이렇게 극의 특징이 담긴 티켓이 좋더라.

     

     

     

    5. 공연 후기

    예상 외의 공연이었다. 일단 주제와 연출에 놀랐다. 여러모로 제약이 큰 연극에서 남아메리카 아동 불법 이민 문제를 다루기가, 특히 기차 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잘 연출했다.

    어린 마리아가 주 화자라서 상황이 상황이지만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낭만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차를 타고 미국에 가는 것이 단순히 꿈의 문제가 될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생존 문제에 더 가깝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중간중간 과거를 회상하듯이 큰 마리아가 독백하는 장면을 넣었는데 이 장면들이 오프닝 및 엔딩과 연결되어서 연극 전체가 이어진 느낌을 주었다.

    야수라는 기차가 주 공간적 배경이기 때문에 기차 구조물이 등장한다. 기차 구조물을 이용한 장면 중에서는 마리아, 파블로, 치치가 기차 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명이 간만에 즐거워보였기 때문이다. 근데 구조물이 불안정해 보여서 걱정이 됐다.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주요 인물인 마리아와 파블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파블로는 야수에 타는 것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안전을 중요시 하며,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 그러던 파블로가 특별한 계기도 없이 인물이 평소의 성격과는 정반대의 행동을 한다. 아무리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해도 그의 행동은 뜬금 없었다. 극의 흐름을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았다.

    그리고 마리아가 7살 어린 아이지만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는 설정은 과했다. 7살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무서워', '미국으로 갈래' 이렇게 쉬운 단어를 사용하거나 단문으로 말해도 충분히 어리다는 게 표현되는데 굳이 '마리아는 무섭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부분이 몰입을 깼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연출상은 받을만 했다. 무대 예술상도 적절한 공간 변화에, 그에 어울리는 소품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봉산문화회관의 시야. 5열에서 줌 없이 찍은 사진이다. 무대랑 1열이랑 굉장히 가깝고 2층이 있음에도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1열은 꽤나 부담스러버서 적당히 5열에 앉았다. 앞쪽이라 사이드까지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배우들의 표정 연기는 보인다. 여기는 단차가 거의 없는지 앞 사람의 뒷통수가 무대 일부분을 가린다.

    다음에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을 본다면 5~7열에서 볼 것 같다.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