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발전소 <STAGE ARTS 커튼콜>전에 다녀와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 수 많은 사람이 협력한다. 그렇지만 공연을 준비한 모두가 관객에게 알려지는 것은 아니다. 관객인 우리는 그들이 준비한 무대 위의 모습만 볼 수 있다. 관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대 뒤의 세계를 <STAGE ARTS 커튼콜>전이 주목했다.
무대 뒤에도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이 전시에서는 미술 분야에 집중했다. 미술을 세트, 의상, 소품, 영상, 분장으로 세분화하였다. 전시 물품은 대구의 공연 예술 기관에서 진행한 연극, 오페라, 뮤지컬, 무용의 무대 디자인, 무대 스케치, 의상, 소품 등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도 있다.
커튼콜을 넘어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고스트 라이트를 볼 수 있다. 고스트 라이트란 무대 안전을 위해 밤새 무대 위에 켜놓는 스탠드형 조명이다. 이 전시는 공연이 끝난 뒤의 공연장을 둘러보는 컨셉이기 때문에 고스트라이트도 계속 켜져 있다.
어떻게 보면 조명 하나일 수 있지만, 이 조명은 전시가 일관성 있게 컨셉을 유지하도록 하는 요소이다. 이런 사소한 설정들이 관람객들의 몰입을 좌지우지한다. 동시에 전시 기획자가 얼마나 전시 준비에 신경을 썼는지도 보여준다.
1층은 무용이었다. 무용은 문외한이라 난해했다.
어떤 연극에 쓰인 소품 같았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헤드윅 무대 장치 스케치이다. 내가 본 공연이라 반갑기도 했고 무엇보다 하나의 무대를 위해 여러 장의 무대 스케치를 그린 것과, 심지어 측면에서 본 무대 도면도까지 그렸다는 게 놀라웠다. 무대 장치가 많으니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서는 측면을 그린 도면이 필요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은 했지만 실재함을 확인하니까 꽤나 신기했다. 게다가 생각 이상으로 꼼꼼하게 그려져 있어서 놀랐다.
다음은 의상이 기억에 남는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때문에 공연 중에 의상을 세밀하게 볼 일은 거의 없다. 세밀하게 볼 일은 없어도 의상의 완성도는 공연 퀄리티와 즉결된다. 의상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전체적인 무대의 완성도도 낮아보인다.
커튼콜전에서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공연 의상과 그 스케치를 봤다. 위 사진은 젠틀맨스 가이드의 앙상블의 의상이다. 의상 스케치부터가 정말 디테일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어떤 원단을 쓸건지, 전체적인 쉐입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다른 의상 스케치에는 팔 소매에 프릴을 몇 개 달 것인지도 기록해뒀다. 이런 꼼꼼함 있었기에 완성도 있는 의상이 완성되어, 방해 없이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폐장 시간이 가까워져서 하지는 못했다.
이 전시를 보고 정말 공연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상상 이상의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덕분에 좋은 공연 보고 있습니다...
'what I se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콰야 보통의 날들 전시회를 다녀와서 (0) | 2021.06.09 |
---|---|
제가 오즈에 다녀온 사람처럼 보이세요? 뮤지컬 위키드 두번째 관람(옥정 페어, 드림씨어터 1층 중블 17열) (0) | 2021.06.04 |
뮤지컬 라 캄파넬라를 보고 (0) | 2021.05.28 |
연극 12만KM를 보고 와서 (0) | 2021.05.26 |
뮤지컬 아이위시 공연 실황 생중계를 보고 (0) | 2021.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