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프 창작지원작
뮤지컬 란을 보고
*스포주의*
1.
2021년 딤프의 창작지원작 란. 란으로 올해 딤프를 열었다.
2. 공연장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2. 캐스팅
최계란, 주다온
김종성, 이휘종
백만석, 이동수
타케시/강태홍, 이환의
3. 공연 시간
90분
4. 공연 후기
대체적으로 좋았다. 일제강점기에 친구를 잃으면서 고향인 대구에서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만든다는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고, 계란이의 야망 넘치는 면도 좋았다. 귀에 확 꽂히는 넘버도 있었다. 국악기와 서양 악기의 합주도 신선했다.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좋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작 측면에서 본다면 인물이 아쉬웠다. 먼저 백만석. 백만석은 계란이를 도와주는 인물이다. 근데 민족을 팔아먹은 놈의 아들이다. 그냥 친일파도 아니고 무려 '일본인 경무국 부장'을 눌러버릴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인물의 아들이다. 그 권력을 이용해 주인공인 계란이를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그 배경을 가진 백만석을 우호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자체가 친일파 미화이기에 거부감이 들었다. 이후에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걸 보니 경무국 부장을 저지하기 위해 그런 설정을 한 것 같은데, 백만석이 시인인 점을 더 부각해서 말로 발라버리던가, 성격을 살려서 보는 눈이 많으니 이쯤하는 게 좋지 않냐고 하던가. 꼭 친일파 아버지를 내세우지 않았더라도 일본 놈을 제지할 다른 방법은 많았을텐데, 하는 생각은 들었다. 하나 더 하자면 설정들이 각자 노는 느낌이다. 친일파의 아들이 시를 쓰면서 레코드 사를 운영한다... 현실에서는 수 많은 상황이 쌓이기에 저런 인물이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극에서도 저 요소들이 꾸준히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를 통해 사건이 전개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저 설정들은 상호작용할 틈도 없이 일회성으로 쓰이고 만다. 그렇기에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시와 노래를 사랑해서 레코드 사를 운영한다' 정도였다면 깔끔했을 것 같다. 모던뽀이 대사는 과해서 오글거렸다. 나도 모르게 눈 질끈 감았음...
종성이는 여자에게 버럭하는 버릇을 고칠 필요가 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남자를 받아주는 시대는 갔다 종성아. 그러니까 니가 안되는 거야.
빠졌으면 하는 장면도 있었다. 일본 놈이 계란이를 원하는 씬은 너무 노골적이라 폭력적으로 다가왔다. 아까랑 다른 의미로 눈 감았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좋지 않았을까.
그리고 연출 측면에서 본다면 우선 조명과 사인이 조금씩 어긋난 느낌이었다. 계란가 경성회관- 외친 후 한 박자 쉬고 불이 꺼져야하는데, 경성회고-하는 동시에 암전이 됐다. 처음엔 사고 난 줄 알았다. 또, 세 명이 계란이를 둘러 싸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전체적으로 산만했다.
마지막으로, 중간중간 대사가 정말 안 들렸다. 일본 놈이랑 처음 만나서 대치하는 장면은 대사를 하나도 못 들었다. 단호하게 대처했다고 분위기로 알아차렸다. 앞자리도 안 들렸는데 뒷자리는 들렸을까... 악기 소리가 너무 커서 거기에 묻혀서 대사와 노래가 잘 안들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중블 8열에 앉았다. 봉산문화회관은 1~3열 시야가 무대보다 낮거나 무대 높이이다. 완전 앞쪽은 목이 아플 것 같고 5~8열이 괜찮은 것 같다. 저번에도 얘기했듯 단차가 크지는 않아서 앞사람 뒷통수가 가린다.
극은 괜찮았는데 관객 반응이 생각보다 안 나왔다. 최근에 내가 대극장에 다녀오면서 그 반응에 익숙해서 그런가. 아무튼 나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올해 다른 창작지원작도 기대된다.
내일은 프리다 보고 오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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